그 남자의 여자
 
작성일 : 13-08-07 10:55
[샤옹과 안해] 즉흥적인 샤옹, 계획적인 안해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208  

"다음 주에 삼일 정도 쉰다면서요?"
어떻게 할거죠?
"글쎄~~?"
 
   아내가 내게 요구하는 것은 여행을 가기 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그런 요청을 할 만도 하다. 여행이라고떠날 때마다 나는 번번이 아무 계획없이 떠나 현지에서 고생을 했고, 
그러다 보니 언제나 즐기는 여행과는 거리가 멀었다.
   난 일에 쫓겨 계획을 세울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런 일은 그냥 닥치어서 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수월하며흥분이 되는 터라, 대충의 계획만 마음속에 세워놓고 그냥 "출발!" 하고 떠나곤 했다. 
그 때문에 아내와 다툰적이 많았기에 이번에는 아내가 계획을 잘 세워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것이다.
 
  중간 중간 아내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물어올 때마다 나는 "그럼, 걱정 말아요." 하고 대꾸하며 아내를 안심시켰지만 , 
역시 아무것도 준비한 것이 없는 것을 알자 아내는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난 안 갈테니, 당신 혼자 다녀 오세요, 아니, 여행을 떠나면서 이렇게 하나도 준비도 안 하고 무슨 여행이에요?
제가 그렇게 부탁했는데, 당신 혼자 다녀오세요."
그러면서 정말 가지 않을 태세였다.
   "여보, 다 할 수 있으니 걱정 말고 날 믿고 떠나요. 계획이 뭐 그리 중요해요. 가서 재밌고 유익하게 보내면 되는 거지. 
실제로 여행은 또 그렇게 훌쩍 떠나는 것이 더 즐겁지 않아? 자자 그러지 말고 갑시다, 내가 이번에는 정말 재미있게 해줄 테니까."
 
나는 아내를 달래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내는 풀린듯,
   "그럼, 도대체 어디로 가겠다는 거예요? 하고 물었다. 최소한 행선지는 정하고 출발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요청이었다. 
모르겠다고 하면 정말 안 갈 것 같아서 "자자, 가보면 알아요. 어서 출발합시다."
   "정말 행선지는 정해 놓은 거예요?"
   "그럼, 자, 시간 아까우니 어서 갑시다. 이번 여행은 진짜 멋지게 보냅시다."
나는 아내를 겨우 달래 집을 나설 수가 있었다.좌석에 앉고서도 아내는 마지못한 표정이었고
나는 "자, 우리 함꼐 남해안으로 가봅시다."하면서 제법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막상 강북 강변로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묻고 말았다.
   "여보, 우리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까? 충무로 갈까, 여수로 갈까? 아니면, 거제도로 갈까?"
그런 나를 바라보며 아내는 포기했다는 듯..."무슨 십대도 아니고 어떻게 이렇게 갈 수가 있어요?"
   "그래, 여보 알았어, 다음 번에는 꼭 잘할게. 미안해!
그러나 결국 목적지는 남해안이 아닌 동해안이 되버렸고 여행중 아내는 종종 나의 무계획성때문에
난감한 일을 겪으면서 한심하다는 듯 어이없어 하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나한테는 즐거운 여행이었다.
 
   여행에서도 이렇게 문제를 겪는다.
일상이 아닌 여행 같은 즐거운 놀이에서조차 서로가 준비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다르는데 있다.
아내는 철저히 준비해서 떠나야 하는것이고
내게는 계획없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가다가 피곤하면 쉬기도 하고, 또 중간에 계획을 바꿔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하고,
그런 것을 오히려 즐기는 편이지만 아내는 전혀 달랐다.
출발 전부터 모든 계획이 완벽히 서 있어야 했다. 준비물을 챙기는 것부터 수첩에 꼼꼼히 적어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빠트리는 것이 없도록 세심하게 챙겼다.
 
   여행을 할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도 아내는 외출할 때면 늘 정확한 시간표가 있어 몇 시에 출발해서 어느 길로 갈 것이냐를 정하고 출발한다.
안해는 차를 타면 내게 묻는 것이 있다.
   "여보, 어디로 갈 거지요?"
그때마다 나는 간단히 대답한다.
   "응, 상황봐서 갑시다."
 
아내는 시간 약속도 정시에 한다. 3시, 4시지만 나는 3시쯤 ..4시 지나서.. 이라고 말을 잘한다.
 
아내는 판단형이었고 나는 인식형의 사람이었다.
서로의 차이를 알고 그것을 인정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고 갈등도 있었다.
결국 우리 부부는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변화는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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