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여자
 
작성일 : 13-12-01 09:55
[샤옹과 안해] 외향적인 샤옹, 내향적인 안해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491  

                                                    나는 친구들을 참 좋아해서

집으로 초청하길 즐기는 편이다. 집안은 좀 북적이고 사람이 드나들어야 한다는 것이 평소 나의 지론이었다.
조금 조용한 성격인 아내와 결혼 한 후에도, 나는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거나 친구들의 모임에 아내를 자주 동반했다.
나는 물어볼 것도 없이 아내가 그런 일들을 좋아하리라 믿었다. 더구나 아내는 학교 선생님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문제가 없으리라 확신했다.

친구들이 다녀간 후, 조금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며 나는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것이 좀 힘들었나보구나, 
내가 좀 도와주면 되겠지'하고 생각하며 넘어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다 돌아가고 난 후에 아내가 정색을 하며 말하는 것이었다.
   "여보, 이젠 정말 친구들 좀 그만 부를 수 없어요?"
내 입장에선 예상치 못한 말이라 꽤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빴다.
   "아니, 뭘 그렇게 자주 불렀다고 그래?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 일이 그렇게 힘들어?"
그렇게 퉁명스럽게 내뱉으며 어질러진 식탁을 치우기 시작했다. 내가 치우고 만다는 식이었다.
'다른 아내들은 잘도 한다는데, 뭘 이 정도 가지고 그래?'
그릇들을 치우면서 나는 점점 못마땅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와 더 이상 이야기할 생각도 갖지 않았다. 
아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내 말이 옳으니 할 말이 없지 싶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고 자신을 이해 못하고 
무조건 자기 식으로만 해석하는 남편하고 논쟁하기 싫었던 것이다.

   그 후 친구들과 어울려 무슨 모임엘 다녀와도 아내는 힘들어 했다. 그것이 느껴졌지만 나는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
뭐가 그리 피곤한가 싶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부동반모임을 다녀온 아내가 정색으로 제안을 했다.
   "여보, 이제 다음부터는 당신 혼자 나가요, 당신은 웬 모임이 그렇게 많아요? 난 정말 지쳤어요."
   "아니,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해. 부부 모임인데 나 혼자 가라고? 알았어, 안 가면 될 거 아니야!"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아 그렇게 대화의 싹을 잘라버렸다. 그리고 속으로 '남들은 같이 못 다녀서 안달이라고 하는데, 
저사람은 저렇게 사교성이 없어서 어떻게 하지. 혹시 성격적으로 무슨 결함이 있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곧 잊어 버리고 여름휴가때였다. 모처럼 휴가를 가게 되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아내에게 물었다.
   "이번 휴가때는 누구네와 함께 갈까?"
그러자 아내는 참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한참을 가만이 있는 것이었다. 난 영문을 몰라 왜 그러냐고 물었다.
   "여보, 휴가는 우리 가족까리만 가면 안 돼요? 그렇게 항상 다른 식구랑 함께 가야 하나요? 언제 우리까리만 가본 적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니는 것이 당신은 그렇게 좋아요? 난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요. 이번에도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가고 싶으면 우린 안 갈 테니 그 친구들 가족하고 다녀오세요." 아내는 눈을 아래로 향한 체 한숨을 내쉬었다.
난 속으로 '아, 이 여자는 참 곤란한 여자로구나. 왜 이렇게 페쇄적일까?' 하고 생각했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아내를 폐쇄적이라고 판단한 것은 나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이다.
아내의 생각이나 정서를 내 관점으로만 보고서 잘못되었다고 단정짓고, 나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외향적인 성격이고, 아내는 내향적인 성격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에너지를 취하고
더욱 활기가 넘치는 사람은 외향적인 성격이다.
그런데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에너지를 빼앗기고 활기를 잃고 지치고 힘들어하는
사람은 내향적인 성격이다.

   사실 아내는 모임의 준비와 뒤처리로 힘들기도 했지만, 메번 잘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에너지를 빼앗기며 지치고 힘들어했던 것이다. 반면에 나는 모르는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며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충만해져 돌아온다.내향적인 사람들은 소수의 친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그렇게 친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면 어색하고 힘들어하며, 에너지를 빼앗겨 지치게 된다.

   어느 금슬좋아보이는 한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아주 건실한 직장인이었고, 아내는 약사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모범적인 가정을 이끌어가고 있었고 
신실한 사람들이라 주위의 칭찬도 자자했다.
   어느날, 우연히 만난 그 남자, 남편에게 근황을 물으니 약사인 아내가 대형 약국으로 옮기면서 활력을 잃어가고 힘들어하더니, 
요즘은 짜증을 잘 내서 자기도 힘들다는 고백이었다. 들어보니, 그 남자의 여자, 아내는 아주 내향적인 성격으로, 외향적인 
남편을 만나 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직장마저 대형약국으로 옮긴 후로 모르는 많은 사람들과 상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결국 웃음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하루종일 에너지를 다 빼앗기고 완전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오면 조금만 신경에
거슬리는 일에도 짜증을 냈던 것이다. 그래서 그 남자에게 아내의 직장을 조그만 약국이나, 연구소 같은 일을 제안하였었다.
후일 그 남자의 여자는 조그만 약국을 개설하고, 웃음을 되찾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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